How to Train Your Dragon (①투슬리스의 탄생과 매력 ✦ ②히컵과 투슬리스의 특별한 유대 ✦ ③불완전한 둘이 완전해지는 이야기)
① 투슬리스의 탄생과 매력
《드래곤 길들이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투슬리스입니다. 원작에서 투슬리스는 히컵의 어깨에 올라갈 정도로 작고 초록색인 아기 드래곤이었지만, 영화에서는 훨씬 크고 날렵한 검은색 드래곤으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됐습니다.
초기 디자인은 늑대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모습이었지만, 제작진은 좀 더 민첩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현재의 날렵한 외형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얼굴에는 장수도롱뇽과 《릴로 & 스티치》의 스티치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실제로 감독인 크리스 샌더스와 딘 데블로이스가 《릴로 & 스티치》를 연출했던 만큼 자연스러운 연결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투슬리스의 행동입니다. 빛을 쫓아가고, 풀밭에서 뒹굴고, 특정 부위를 긁어주면 그대로 몸을 늘어뜨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고양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반가울 때 얼굴을 핥는 행동은 강아지를 관찰해 반영했고, 히컵과 함께 비행하며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에는 말의 특징도 담겼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투슬리스는 더욱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동공이 커졌다 작아지는 모습이나 빛을 따라 움직이는 행동까지 보고 있으면 거대한 드래곤이라기보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한 마리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투슬리스의 목소리 역시 여러 동물의 소리를 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코끼리, 고래, 호랑이, 말, 고양이 등의 소리에 성우의 목소리를 더해 지금의 독특한 울음소리가 탄생했습니다.
② 히컵과 투슬리스의 특별한 유대
히컵과 투슬리스의 관계가 특별한 이유는 두 캐릭터가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히컵은 바이킹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소년입니다. 반면 투슬리스는 인간들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는 나이트 퓨리였지만, 히컵의 공격으로 꼬리 날개를 잃고 제대로 날 수 없게 됩니다.
히컵은 자신이 만든 무기로 다친 투슬리스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치료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드래곤을 죽이기 위한 칼과 방패를 이용해 투슬리스가 다시 날 수 있도록 꼬리 날개를 만들어줍니다.
이 장면은 작품 전체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원래 드래곤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던 무기가 오히려 드래곤을 하늘로 날려주는 날개가 된 것입니다.
처음 투슬리스에게 새로운 꼬리 날개를 달아주는 순간에는 히컵의 등 뒤에도 마치 날개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 연출이 등장합니다. 단순히 투슬리스만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라 히컵 역시 자신이 갇혀 있던 세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의미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두 사람이 처음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은 지금 다시 봐도 압도적입니다. 히컵이 처음에는 노트를 보며 투슬리스를 조종하지만, 바람 때문에 노트를 버리고 결국 감각만으로 비행하게 되는 순간이 인상적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비행이 아니라 서로를 믿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더 이상 히컵이 투슬리스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의 움직임을 이해하며 하나의 존재처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실사판에서도 이 비행 장면은 특히 아름답게 구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여러 번 본 사람들도 실제 배우와 실사로 재현된 장면을 보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입니다.
③ 불완전한 둘이 완전해지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결말입니다.
최종 전투에서 히컵과 투슬리스는 거대한 레드 데스와 맞서 싸우고 결국 승리를 거둡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히컵은 왼쪽 다리를 잃게 됩니다.
투슬리스 역시 이미 꼬리 날개 한쪽을 잃은 상태였죠. 결국 한쪽 다리를 잃은 소년과 한쪽 꼬리 날개를 잃은 드래곤이 서로에게 의지해야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관계가 됩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두 캐릭터의 관계를 완성시키는 장치입니다. 히컵 혼자서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투슬리스 역시 히컵의 도움 없이는 완전한 비행이 어렵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상대가 채워주면서 두 사람은 오히려 함께 있을 때 가장 완전한 존재가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히컵이 깨어난 뒤 투슬리스의 부축을 받으며 문을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은 많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습니다. 둘의 왼쪽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처 입었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킹과 드래곤은 서로 너무나 다른 존재였지만, 상대를 무조건 두려워하고 배척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히컵과 투슬리스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존재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구원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감동은 단순한 우정 이야기를 넘어섭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라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곳곳에 숨겨진 디테일과 유머, 드림웍스 특유의 이스터에그까지 더해지면서 《드래곤 길들이기》는 어린이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다시 봐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실사화가 진행되면서 익숙한 장면들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이미 원작을 여러 번 본 사람이라도 비행 장면에서 다시 울컥하게 되는 이유는 결국 히컵과 투슬리스가 만들어낸 관계의 힘 때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마지막에 히컵이 투슬리스의 도움을 받아 걸어가는 장면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둘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이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한 장면에 담아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