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rain Your Dragon 드래곤 길들이기 (드래곤 종류, 제작 비화, 실사화)

 

영화 리뷰





드림웍스 역사상 최고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은 2011 아카데미 애니메이션상 수상을 단 한 편차로 놓쳤습니다. 하필 픽사가 그 해에 토이 스토리 3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저는 2010년 영화관에서 처음 봤을 때 존 파웰의 음악에 완전히 매료돼서 한동안 영화음악 감독을 꿈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운드트랙만큼은 역대 영화 중 레전드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세계관과 드래곤 종류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가장 헷갈리는 게 드래곤의 종류입니다. 단순히 "용이 나오는 영화"로 보면 캐릭터들이 왜 저렇게 다르게 생겼는지 이해가 안 되거든요. 드래곤 길들이기 세계관에는 드래곤이 총 일곱 가지 클래스(Class)로 분류됩니다. 클래스란 드래곤의 특성과 능력에 따라 나눈 분류 체계를 뜻합니다. 이걸 알고 보면 각 드래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훨씬 잘 이해됩니다.

  1. 스토커 클래스(Stoker Class): 강력한 화염 브레스를 내뿜는 공격 계열. 몬스트러스 나이트메어, 레드 데스가 여기 속합니다.
  2. 볼더 클래스(Boulder Class): 암석을 섭취해 브레스로 사용하는 방어형 드래곤 계열. 그롱클이 대표적입니다.
  3. 샵프 클래스(Sharp Class): 날카로운 발톱과 가시가 특징. 발카의 드래곤 스톰커터가 여기 해당합니다.
  4. 타이들 클래스(Tidal Class): 조류(潮流), 즉 바닷물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해양형 계열. 시리즈 최대 드래곤인 비월더비스트가 속합니다.
  5. 미스터리 클래스(Mystery Class): 희귀하고 독특한 특성을 가진 신비로운 계열. 머리 두 개로 가스와 스파크를 분리해 불을 만드는 히데우스 지플백이 대표입니다.
  6. 스트라이크 클래스(Strike Class): 일곱 계열 중 개체 수가 가장 적고, 번개 같은 속도가 핵심인 계열. 나이트 퓨리와 라이트 퓨리가 여기 속합니다.
  7. 트래커 클래스(Tracker Class): 원래는 피어 클래스(Fear Class), 즉 공포 계열이었으나 1편 이후 바이킹과 드래곤의 관계가 바뀌면서 추적 계열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아스트리드의 드래곤 데들리 네더가 대표입니다.

특히 스트라이크 클래스에 속하는 나이트 퓨리(투슬리스)와 라이트 퓨리를 종종 같은 종족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둘은 생김새만 비슷할 뿐 서로 다른 종입니다. 정확히는 근연종(近緣種), 즉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가까운 관계지만 엄연히 별개의 종이라는 뜻입니다. 어렸을 때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찾아봤을 때, 드래곤 분류 체계가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설계돼 있다는 걸 알고 꽤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해도 안 되는 영어를 전자사전으로 찾아가며 읽던 그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투슬리스 탄생 비화와 숨겨진 연출의 디테일

투슬리스의 디자인이 왜 그렇게 매력적인지 궁금하셨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초기 컨셉트 아트에서 투슬리스는 늑대가 연상되는 묵직하고 우람한 체형이었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직원 컴퓨터 배경화면에서 흑표범 사진을 보고 "이쪽이 훨씬 낫다"고 판단해 지금처럼 날렵하고 매끈한 올블랙으로 바뀌었습니다. 투슬리스의 얼굴 디자인은 장수도롱뇽과 영화 릴로 앤 스티치의 스티치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인데, 드래곤 길들이기의 감독 크리스 샌더스와 딘 데블로이스가 바로 릴로 앤 스티치의 감독이었으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캐릭터의 성격은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자신의 반려동물을 관찰해서 반영했습니다. 레이저 불빛을 쫓는 모습과 캣닙을 좋아하는 행동은 고양이에서, 얼굴을 핥거나 좋아하는 부위를 긁어주면 반응하는 모습은 강아지에서, 거꾸로 매달리는 습성은 박쥐에서 가져왔습니다. 히컵과의 강한 유대 관계와 함께 달리는 장면은 말을 관찰한 결과였습니다. 투슬리스의 음성은 코끼리, 고래, 호랑이, 말, 고양이, 그리고 음향 담당자 랜디 톰의 목소리를 배합해 완성했습니다. 한편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투슬리스가 브레스를 뿜기 직전 내는 소리가 슈투카 사이렌(Stuka Siren), 즉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급강하 폭격기가 적군의 심리를 공략하기 위해 달았던 특수 사이렌 소리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히컵이 투슬리스를 위해 꼬리 날개를 만드는 장면에서 날개의 뼈대로 칼을 녹이고, 날개 부품으로 방패의 부속을 사용합니다. 드래곤을 죽이기 위한 무기가 드래곤이 날 수 있게 해주는 날개로 탈바꿈되는 순간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이 디테일을 알고 나서 다시 보니 전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비행학교를 직접 수강해 구름 사이를 나는 감각을 담아낸 비행 장면과 맞물리면, 이 영화가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됐는지가 실감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디테일은 두 번, 세 번 볼 때마다 새로 발견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공식 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과 사운드 디자인에 관한 학술적 분석은 미국 아카데미(AMPAS) 과학기술위원회의 자료에서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실사화를 본 후 원작과 비교하며 드는 생각

실사화 개봉 당일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CG 퀄리티는 높고, 원작을 정말 깊이 이해한 사람이 각색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충분히 즐겁게 봤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그리 비중이 크지 않았던 풍자적 개그나 말장난 같은 포인트도 살아 있었고, 돌비 사운드로 채워진 비행 장면에서는 눈물이 찔끔 났을 정도였습니다. 버크 섬의 자연 풍경도 CG인지 실사인지 구분이 안 갈 만큼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영화관을 나오면서 "역시 원작이 최고"라는 생각이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가진 촘촘한 연출, 캐릭터의 입체감, 그리고 감정적 공감성은 실사화가 따라오기에 여전히 높은 벽입니다. 싱크로율이 높다는 것과 원작을 넘어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요. 히컵이 비행 중 노트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감(感)으로 투슬리스를 조종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두 존재가 이미 감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이었습니다. 실사화에서도 이 장면이 나왔는데, 영화관에서 원작과 자동으로 비교하면서 봤던 게 기억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어쩌면 원작 애니메이션을 너무 많이 봐서 실사화에 아무리 공을 들여도 그 기억을 넘어서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래곤들이 인간에게 쫓기고 위협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인간을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는 설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실사 배우와 CG 드래곤의 조합으로 표현할 때의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편과 3편이 1편의 기반 위에서 더 넓어진 세계관을 얼마나 잘 옮겨낼 수 있을지는 충분히 기대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나이트 퓨리와 라이트 퓨리는 같은 종인가요?

A. 둘은 같은 종이 아닙니다. 생김새가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지만, 근연종(近緣種) 관계입니다. 근연종이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가까운 종이지만 엄연히 서로 다른 종을 뜻합니다. 나이트 퓨리는 스트라이크 클래스에 속하며, 라이트 퓨리 역시 같은 클래스지만 별개의 종으로 분류됩니다.

Q. 투슬리스의 성격은 어디서 따온 건가요?

A.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반려동물을 관찰해 반영한 결과입니다. 고양이, 강아지, 박쥐, 말의 행동 특성이 각각 투슬리스의 다른 면에 녹아 있습니다. 덕분에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 같은 친근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Q.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는 원작 애니메이션과 얼마나 다른가요?

A. CG 퀄리티와 싱크로율은 높은 편이고, 원작에서 비중이 작았던 개그 요소도 잘 살려냈습니다. 다만 원작 애니메이션 특유의 연출 밀도와 캐릭터 입체감은 실사화가 따라가기에 여전히 차이가 있습니다. 원작을 여러 번 본 분이라면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고,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돌비 이상의 스크린으로 보시길 권합니다.

Q. 드래곤 길들이기 원작 소설과 영화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원작 소설에서 투슬리스는 히컵 어깨에 올라탈 만큼 작고 초록색이었으며, 히컵은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였습니다. 영화판에서는 무게감을 위해 히컵을 10대 청소년으로 바꾸고, 투슬리스는 검은색의 훨씬 큰 드래곤으로 재설계했습니다. 히로인 아스트리드도 원작 소설에는 없던 인물로, 영화 제작 과정에서 새로 창조된 캐릭터입니다.

Q. 투슬리스가 브레스를 뿜기 전 내는 소리는 어디서 따온 건가요?

A. 공식적으로는 코끼리, 고래, 호랑이, 말, 고양이 등의 소리와 음향 담당자 랜디 톰의 목소리를 배합해 만들었습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브레스 직전의 특정 소리가 슈투카 사이렌(Stuka Siren), 즉 2차 대전 독일 폭격기의 심리전용 사이렌 소리와 닮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공식 확인된 사항은 아니지만, 실제로 비교해 들어보면 꽤 흥미롭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처음 본 사람도, 열 번 본 사람도 볼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하는 영화입니다. 아직 원작 애니메이션 3편을 모두 보지 않으셨다면, 실사화보다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드래곤 클래스 분류 체계를 알고 보면 세계관이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투슬리스와 히컵의 관계가 어떻게 설계됐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실사화도 다른 눈으로 보이게 됩니다. 존 파웰의 사운드트랙을 틀어두고 복습하는 것도 좋은 준비가 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Ai1OAciIL0&t=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