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이스터에그, 캐릭터분석, 시리즈평가)


영화 리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023년에 가오갤3를 극장에서 안 보고 픽사 영화를 선택했다가 두고두고 후회한 사람으로서, 나중에 뒤늦게 챙겨봤을 때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일반적으로 마블 페이즈 5부터는 퀄리티가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가오갤3만큼은 그 말이 완전히 빗나간 작품입니다.

이스터에그로 읽는 가오갤 3의 디테일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볼 때만 해도 그냥 시원하게 마무리하는 액션 영화 정도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숨겨진 장치들이 너무 많아서, 세 번 째 돌려보고 나서야 "아, 이건 진짜 공들인 작품이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수미상관 구조(首尾相關)란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같은 소재나 장치로 연결해 작품에 완결성을 부여하는 서사 기법입니다. 가오갤3에서 이 수미상관 구조가 특히 빛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과거 메러디스 퀼의 뇌에 종양을 심어놓은 것과, 후반부 가오갤 멤버들이 에고의 뇌에 폭탄을 심는 장면의 구조적 연결입니다. 전편인 가오갤2에서 에고의 행성 중심부 설정을 뇌로 변경한 이유가 바로 이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제임스 건이 얼마나 치밀하게 이 시리즈 전체를 설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카메오(Cameo)란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명인이 짧게 특별 출연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오갤3에는 숨은 카메오들이 꽤 많은데, 코스모가 투덜대는 장면에서 카드 게임을 함께 하는 하워드 덕과 1편의 브로커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그냥 넘겼다가 나중에 알고 나서 다시 찾아보니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이런 디테일을 초회 관람에서 다 잡아낸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오마주(Hommage)란 다른 작품의 특정 장면이나 구성을 의도적으로 참조하고 경의를 표하는 창작 기법입니다. 가오갤3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패러디한 장면이 두 군데 등장하는데, 특히 스타로드를 아담이 구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그 그림의 정식 제목이 "The Creation of Adam", 즉 아담의 창조인 점을 생각하면 이 장면이 단순한 시각적 오마주가 아니라 아담이라는 캐릭터가 비로소 자신의 의지로 처음 선택을 내리는 순간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가오갤 시리즈 전반에 걸친 이스터에그 연결고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편의 중력 장치 탈출 → 3편에서 스타로드가 오르고 탈출 시 동일한 방식으로 오마주
  2. 욘두가 1편과 2편 모두 에고를 "개자식"이라 부르는 일관된 캐릭터 언어
  3. 우주선 이름이 스타로드 어린 시절 좋아했던 연예인에서 따온 것 (밀라노→베나타→보위)
  4. 드렉스가 인피니티 워에서 먹던 과자를 3편에서 피터에게만 주는 장면 (홀리데이 단편과 연결)
  5. 코스모 캐릭터가 1편 수집품에서 시작해 3편 정식 멤버로 합류하는 점진적 등장

캐릭터 분석: 로켓, 아담, 그리고 바뀐 역할들

제 경험상, 3편을 보기 전에 1편과 2편을 다시 한번 보고 가면 로켓이 왜 인공제작신체(Cybernetic Implant, 살아있는 유기체에 기계 부품을 강제로 이식한 신체 개조)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맥락이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처음 볼 때는 그냥 예민한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3편에서 로켓의 과거가 드러나고 나면 어벤져스에서 워 머신의 다리를 보며 "그거 팔면 얼마나 받을까" 하는 장면조차 다른 층위로 읽히거든요. 이게 가오갤 시리즈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아담 워록 캐릭터는 솔직히 처음엔 실망했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의 아담은 인피니티 건틀렛을 다루고 리빙 트리뷰널(Living Tribunal, 마블 세계관에서 다중 우주 전체를 심판하는 최상위 존재)의 대리인이 되기도 하는 압도적인 캐릭터인데, 영화 속 아담은 메인 빌런인 줄 알았더니 그냥 철없는 금쪽이 포지션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제임스 건의 의도를 이해하고 나니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고치에서 일찍 나오게 된 캐릭터라는 원작의 설정에 집중해서, 난폭하지만 터무니없이 순수한 존재로 재해석한 겁니다. 삭제 장면들을 보면 원래는 훨씬 더 이상한 버전이었다고 하는데, 그 장면들이 대거 편집된 덕분에 그나마 영화 전체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수위로 조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네뷸라와 가모라의 우주복 색상 스왑도 저는 처음에 그냥 디자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파란 피부의 네뷸라가 초록 우주복을, 초록 피부의 가모라가 파란 우주복을 입은 게 의도적인 역할 교체를 나타낸다는 걸 알고 나니, 이 영화가 그냥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레이어를 얼마나 촘촘하게 깔아놨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코스모 캐릭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우주 탐사견 라이카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원작에서 수컷이었던 코스모를 영화판에서 암컷으로 바꾼 이유가 실제 라이카가 암컷이었기 때문이라는 점까지 아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NASA의 기록에 따르면 라이카는 1957년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해 지구 궤도를 돈 최초의 생물입니다. 인간의 우주 탐사 욕망을 위해 희생된 존재라는 맥락이 가오갤3의 핵심 주제, 즉 이익을 위해 동물을 도구로 삼는 인간의 욕심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제임스 건이 코스모를 이 타이밍에 전면에 내세운 건 그래서 영리한 선택이었습니다.

시리즈 전체 평가: 멀티버스 사가에서 가오갤의 위치

멀티버스 사가(Multiverse Saga)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2021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스토리 아크로,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부터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까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를 말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시기 마블 영화들은 전반적으로 부침이 심했습니다. 그 안에서 가오갤3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함께 가장 자주 명작으로 언급되는 작품인데, 두 작품 모두 멀티버스적 세계관 확장보다는 특정 인물들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데 집중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오갤 시리즈의 흐름을 정리하자면, 1편은 MCU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앙상블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기적 같은 작품이었고, 2편은 그 기대감의 무게를 받으면서 억지 개그가 조금 늘어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2편이 "진정한 아버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욘두의 희생을 중심으로 가오갤을 진짜 가족 영화로 정착시킨 의의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3편은 그 두 편이 깔아놓은 모든 것을 수거해서 깔끔하게 봉합했습니다.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 약 8억 4천만 달러라는 숫자는 당시 마블 영화들이 연달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상황을 감안하면 더 의미 있게 읽힙니다. Box Office Mojo 집계 기준으로 2023년 개봉작 전체 흥행 순위 4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개연성을 일부 포기한 대신 감동의 밀도를 높이는 선택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접근 방식이 모든 작품에서 통하는 건 아니지만, 10년 넘게 함께해온 캐릭터들을 보내주는 작품에서는 오히려 더 유효하다고 봅니다. 피터 제이슨 퀼이 지구로 돌아가는 결말은 어찌 보면 예측 가능했지만, 그 장면이 울컥했다면 그게 제임스 건이 3편 내내 쌓아온 감정의 누적이 제대로 작동한 증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오갤3에서 코스모가 암컷으로 설정된 이유가 뭔가요?

A. 원작 코믹스에서 코스모는 수컷이었지만, 영화판에서는 암컷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코스모의 모티브가 된 실제 우주견 라이카가 암컷이었기 때문으로, 제임스 건이 라이카를 기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별을 바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설정 변경을 단순한 각색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 경우만큼은 명확한 역사적 맥락이 있는 결정입니다.

Q. 아담 워록이 원작보다 훨씬 약하게 나온 이유가 있나요?

A. 제임스 건은 아담이 고치에서 일찍 나온 캐릭터라는 원작 설정에 집중했습니다.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존재라는 해석 아래, 강력하지만 터무니없이 순수한 인물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원작의 어마무시한 위상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지만, 이 영화 안에서 아담의 역할 자체는 나름의 서사적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Q. 가오갤3의 우주복 색상이 반대로 되어 있는 게 실수인가요?

A.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연출입니다. 파란 피부의 네뷸라가 초록 우주복을, 초록 피부의 가모라가 파란 우주복을 입은 건 1편에서 네뷸라와 가모라가 맡았던 역할이 3편에서 서로 뒤바뀌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테일입니다. 제임스 건이 의상 선택 하나에도 이런 메시지를 넣는 감독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Q. 가오갤 시리즈 우주선 이름들은 어디서 따온 건가요?

A. 전부 스타로드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뮤지션들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1편의 밀라노는 가수 알리사 밀라노, 인피니티 워의 베나타는 록 보컬 팻 베나타, 그리고 3편의 보위는 전설적인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에서 각각 따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냥 SF적인 이름이겠거니 하고 넘기는 분들이 많은데, 알고 나면 스타로드라는 인물의 정체성이 한층 구체적으로 느껴집니다.

Q. 멀티버스 사가에서 가오갤3의 위치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A. 멀티버스 사가 전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노 웨이 홈과 함께 세계관 확장보다 캐릭터의 마무리에 집중한 덕분에, 거대한 멀티버스 서사에 피로를 느끼는 관객에게도 독립적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멀티버스 사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가오갤3의 장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봅니다.

가오갤3는 보고 나서 엉엉 울었다고 말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영화입니다. 제임스 건이 이 시리즈를 통해 10년 넘게 쌓아온 감정의 누적이 3편에서 한꺼번에 터지는 구조라서, 솔직히 1편과 2편 없이 3편만 보면 절반도 못 받아갑니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1편부터 순서대로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로켓이 인공제작신체에 유난히 반응하는 장면들을 눈에 담아두고 3편을 보면, 그 장면들이 전부 다르게 보일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HOdxXhFR_0 https://www.nasa.gov/history/sputnik/sputtwo.html https://www.boxofficemojo.com/title/tt6791350/